현지화 전략으로 고객의 신뢰확보가 관건이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는 220여개의 회원사가 가입돼 있다. 이중 대기업군은 LS산전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효성, 일진전기, LS전선, 대한전선, LG전자, LG화학이 포진해 있다.

중견기업은 광명전기, 비츠로테크, 선도전기 등 189개사에 이르며 특별회원으로는 한국전력, 발전공기업, 한국전기연구원, 한국해상풍력 등 16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전기진흥회의 수출 담당은 박병일 본부장을 수장으로 이창수 팀장, 이효배 과장, 우병혁 과장, 한지연 주임, 이동선 주임 등이 수출지원본부를 꾸리고 있다.

국내 중전기기의 기술경쟁력은 얼마나 될까? 진흥회에 따르면 선진국 대비 80%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변압기와 전선의 경우는 가격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저조한 이유는 핵심기술이 낙후돼 있어 바이어들에게 호응을 못받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대응 체제로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중견기업 중에서도 자체 기술력을 통해 해외 진출의 쾌거를 이루는 기업이 있기는 하지만 일부 품목목을 제외하면 사실상 경쟁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중전기기 업계도 해외 진출만이 현재의 경기상황을 타파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면 보다 체계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병일 전기산업진흥회 본부장도 “우리 제품을 팔려는 과거의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며 “이종 업계간 클러스터를 우선 조성하고 현지법인화 등을 통해 관세상승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해외 진출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영세 중소기업 등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들이 연합클러스터를 조성하게 되면 한전, 발전사들이 해외 사업에 참여할 때 자연스레 국내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경쟁국인 일본의 경우는 해외사업 참여시 자체적으로 자기네 제품을 사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 보면 우리나라도 수출시장을 넓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무엇보다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진흥회의 설명이다. 국내 기업들의 수출전략지로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신흥시장과 아프리카 등 최근 경제붐이 일고 있는 지역이 그 대상이다. 때문에 과거처럼 물건만 팔고 빠져 나오는 영업방식은 이제는 통하지 않을뿐더러 그 나라의 신뢰성을 확보활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 본부장은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하지만 현재 국내 기업들이 공략하는 지역의 경우 우리 제품보다는 일본 등 선진국 제품을 선호하고 있는 것을 파악해 볼 때 그들의 현지화가 먹히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진흥회는 해외시장에 적극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현지화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한전과 발전사 등과 공동으로 해외 전시회 참여하고 있다. 올해에는 총 6회에 걸쳐 해외 수출전시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새로운 신규 시장 창출을 위해서 다양한 시장을 확보하고 그 대상 국가로는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가 될 전망이다. 신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란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진흥회는 우선 국제전시회 규모로 열리는 한국전기산업대전에 기술과 기업 홍보의 장을 확대함으로써 해외 바이어와의 접촉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코자 외국 전력전문가를 대거 초청할 계획이다. 정보력이 없는 중소업체를 위해 각종 통상문제 등 시장 개방에 따른 자유무역 등 글로벌 마인드를 확산하는데 절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해외유망 전시회 중 말레이시아 전기전력전,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 사우디 전기전력에너지전, 멕시코 전기산업전, 이란 국제전기 박람회 등을 타켓으로 정하고 한국 전기산업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와 태국, 사우디와 이란, 중남미 지역으로 한 수출촉진단을 파견하는 일도 추진중이다. 이와 더불어 수출산업화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발전기자재 중동지역 조사를 실시중이다.

또한 규격이나 인증 등 스펙, 정부 차원의 IEC 인증 획득, 친환경 제품 개발 등으로 해외 진출의 경쟁력을 구축하는데 일조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업체들의 애로나 건의 사항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한전 수출협력처와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한전납품에 따른 수출 실적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게 진흥회의 계산이다.

국가별 수출 전략을 수립하고 무역장벽 해소 등 통상에 대한 업무협조도 코트라와 손을 잡고 있다. 국가나 지역별 자유무역(FTA)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하고 있다. 국내 제품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원산지 규정, 영향분석, 대책방안을 마련해 대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작금의 세계 경제흐름을 보면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예산 축소 등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기가 장기 침체기로 전환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수출확대를 위해 파이낸싱을 동반한 다각적인 수출모델 개발과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품질경쟁력, 장기 바이어 확보, 친환경 기술제품 개발 등의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거점화를 위해 코트라 지사화 사업 참여를 확대하고 수출입은행의 정책금융 제도를 활용해 해외수주를 확대하는 한편 신규시장 확보를 위한 유망전시회, 수출촉진단 파견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박병일 진흥회 본부장은 “전 세계 전력산업의 현황을 보면 그동안 사용했던 시설물이 낙후돼 이제부터는 교체주기가 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업계간, 이종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과 현지법인화는 향후 중전기기산업계가 해외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이다”고 강조했다.

중전기기 산업계는 세계 톱클라스에 오르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철저한 시장 조사와 가격경쟁력, 친환경제품 등 고객을 위한 맞춤형 비즈니스가 이뤄질 때 가능한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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