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위 반도체 장비기업 ASML, RE100만 요구...윤대통령 14번째 민생토론회서 원전부흥 재차 강조
산업계 "RE100 골든타임 놓쳐선 안돼" 지적...윤 정부 CFE 전략 국제사회서 인정받도록 히고 RE100 대책도 마련해야

[산경e뉴스]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기업 네덜란드 ASML이 고객사에 ‘재생에너지로만 탄소중립 달성’ 즉 RE100을 요구하고 나서자 국내 반도체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전무는 ASML이 RE100만 요구하는데 국내 반도체 기업은 어찌대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정부가 추진하는 용인 반도체 첨단전략신업 특화단지에 들어갈 전기를 정부가 확실하게 보장해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좌측 1번째)이 지난해 12월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좌측 2번째)과 클린룸에서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사업책임자(좌측 3번째)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윤석열 대통령(좌측 1번째)이 지난해 12월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좌측 2번째)과 클린룸에서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사업책임자(좌측 3번째)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 전무는 "RE100 재생에너지로만 하기에는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보급량이 절대 부족하고 결국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을 기반으로 한 무탄소에너지(CFE) 전략이 대안일텐데 국제무대에서 확답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니면 재생에너지를 확실하게 늘리던지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유럽순방을 하며 CF연합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한국이 주도하는 CF연합에 참여하겠다고 확답한 나라는 영국과 동유럽 일부 국가에 그친다. 

원전에만 의지하지 말고 대안인 RE100 대책을 병행하며 추진해야 함을 반도체 업계 브레인이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경남에서 열린 14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또한번 원전 중흥을 외쳤다. 

올해 원전일감 3.3조, 특별금융 1조원을 공급하고 5년간 원전기술 투자세액공제 확대, SMR 등 유망기술 R&D에 4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2년 2.4조원, 2023년 3조원, 올해 3.3조원 등 매년 원전지원 예산을 늘리고 있다. 

원전기업들에 대한 특별금융 프로그램도 2023년 5000억원에서 2024년 1조원 규모로 2배로 늘려 공급한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부터 약 3000억원의 저금리 융자, 2000억원의 보증 프로그램을 지원해 왔다. 

정부의 이같은 원전 중흥정책에 가려 태양광, 풍력 등 RE100 핵심인 재생에너지 정책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22년 발전원별 투자액. (자료=국제에너지기구(IEA)) 
2022년 발전원별 투자액. (자료=국제에너지기구(IEA))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장인 김정호(더불어민주당. 경남 김해) 의원은 "2024년 예산에서 국가 R&D 예산을 5.2조원 대폭 삭감하면서도 유독 사양화되고 있는 원전산업에 5년 동안 4조원이나 R&D 투자를 증액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인 원전 몰빵정책은 대한민국의 산업생태계를 아예 망가뜨리려 작정한 것"이라며 "기후위기 극복과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재생에너지 기반의 산업구조 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윤 정부는 2022년 5월 출범 직후 전 정부의 원전 감축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을 핵심 에너지원으로 적극 활용할 것을 선언했다. 

전임 정부에서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즉시 재개한 뒤 관계부처 간 신속한 협의를 통해 관련 인허가 절차를 무려 18개월 단축, 작년 6월 전원개발실시계획을 승인했다. 

또한, 운영허가 만료를 앞둔 가동원전 10호기(고리 2,3,4, 한빛 1,2, 한울 1,·2, 월성 2,3,4) 가동연장을 안전 확보를 전제로 관련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고사 위기 원전 산업계에는 일감을 긴급 공급했고 금융프로그램 신설 등의 지원도 신속히 이루어졌다. 

원전기업들이 가장 간절히 기다리던 일감 공급은 지난해 3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계약 조기 체결과 지난해 5월 보조기기 발주 등을 통해 2022년 2.4조원에서 2023년 3조원으로 지속 확대됐다.

김정호 의원은 "이제 RE100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2023년 12월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에서 세계 각국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3배로 늘리는 데 합의했으며 2024년 현재 40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약속했다"고 꼬집었다. 

원전은 세계 신규 설비 시장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2050년까지 RE100을 달성하지 못하면 수출경제는 쇠락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원자력 투자액은 63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재생에너지 투자액은 6590억 달러에 달했다.

양이원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 우리나라 재생에너지는 수출,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원전을 압도한다"며 "2021년 태양광, 풍력 발전 수출액은 원전보다 69배나 더 많았다"고 밝혔다.

박근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4~2021년 기간 동안 태양광, 풍력 발전 평균 수출액은 원전보다 25배 많았다.  

재생에너지 일자리수는 원전보다 2020년 3배, 2021년 4배 더 많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산경e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