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핵심 모터 왜 등한시하나
정영춘(본지 회장. 에스엔이노베이션 대표)

전기차 최후 승부는 모터와 제어장치의 기술 혁신에 달려있다

전기 자동차는 전기의 에너지원이 배터리이던 수소 연료전지이건 또는 제 3의 전기 발생 장치가 발명된다 하더라도 그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하여 전기 모터를 구동함으로 추진동력을 얻고 달리게 된다. 그러므로 전기자동차는 배터리 다음 전기 모터가 핵심 장치이며 기타 차체 바디와 여러 기능성과 편리성을 제공하는 전장 장치들로 구성된다.

최근 전기자동차의 성능은 최고 운전 주행속도(Km/hour)와 일회 충전 주행가능거리(Km/charge)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서 전기 자동차의 성능을 결정 짓는 데는 첫째 배터리의 성능이고 둘째는 전기 모터와 제어장치의 성능이다. 국내에서는 그 동안 공공연히 전기자동차의 배터리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보였고 민관 모두 R&D 투자에 적극적이어서 현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를 생산 보급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기록은 세운 전기 자동차에 국산 리튬 배터리를 사용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 하게도 이러한 세계적인 고 성능의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나라에서 왜 최고 성능의 전기 자동차를 개발 또는 선보이지 못하고 있을까?

그것은 다름아닌 전기 자동차의 심장인 전기 모터와 그 제어장치를 최고의 성능을 갖춘 기술로 발전 시키지 못했고 원천 기술이 일천하기 때문이다.
똑 같은 배터리 용량을 탑재하고도 어떤 회사 전기 자동차는 더 빠르게 떠 멀리 가는데 어떤 회사의 전기 자동차는 그러지 못하는 것이다. 왜 일까?

그것은 다름아닌 전기 모터의 성능과 제어 기술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전기 모터에는 고유 효율과 운전 효율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고유 효율은
모터의 정격 출력에서의 최고 효율을 표기한 것이다. 고속 승용차급 전기 자동차에 사용되는 모터는 그 모터가 AC 유도 전동기이든 DC 모터 이든 또는 영구자석형 BLDC 모터 이든 수십 킬로와트 이상의 대용량 모터로서 특정 속도-토오크에서 측정되는 고유 효율은 거의 90% 이상에 이른다. 
그러나 자동차의 주행 특성은 일정한 속도에서 일정한 힘으로만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다. 즉 자동차는 빈번한 출발-주행-정지는 물론 매우 다양한 도로 조건에 따른 운전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 운전 특성 조건에 맞는 최적의 회전 동력제어를 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전기 모터와 제어장치는 이러한 운전 조건에 따라 다양한 속도-토오크를 발휘해야 하는데 이러한 조건에서 평가되는 운전 효율이 있다. 이 운전 효율이 높아야 배터리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최고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가장 멀리 주행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운전 효율을 따지면 AC유도 전동기는 매우 낮고, DC 모터는 중간 정도이고 영구자석형 BLDC 모터가 가장 높다.
운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는 모터의 구조와 종류, 제어장치의 설계 및 제어 알고리즘 등 많은 요소가 있으며 최근 유럽, 미국, 일본 등 모터 기술의 강국을 중심으로 운전 효율이 높은 전기 자동차용 모터 개발에 10여년 전부터 수백억 이상 투자하며 노하우와 기술을 축적해 오고 있다. 이와 같이 고출력 전기 모터와 제어장치는 전기 자동차의 핵심 심장부와 같은 중요성에 비추어 우리나라는 전반적인 모터 산업 기술이 매우 취약한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배터리 외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이 분야의 국가적 개발 전략과 R&D 로드 맵도 없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고속 승용차나 버스, 트럭과 같은 고 출력 전기 자동차(EV)용 모터는 유도기 모터에서 스마트한 인공지능 제어 알고리즘까지 탑재한 스위치드 릴럭턴스 모터(Switched Reluctance Motor)나 트랜스버스 플럭스 모터(Transverse Flux Motor) 또는 하이브리드 릴럭턴스 모터(Hybrid Reluctance Motor)와 같은 신종 모터로 진화 해 가고 있다.

이러한 모터들은 영구자석을 필요로 하지 않고 수백 킬로와트까지 고출력에 유리하며 직결 구동은 물론 운전 효율이 매우 높아 같은 배터리의 전기 에너지를 탑재하고서도 최고의 운전 속도와 장거리 운전을 가능하게 한다.

전기자동차는 2025년이면 전체 자동차의 18%에 이르고 2030년경에는 거의 5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히 혁명적인 새로운 시장과 관련 부품 산업이 성장 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경쟁력 있는 기술 혁신을 통해 시장 주도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정부의 관심은 물론이고 역량 있는 중견 기업들의 과감한 전략적 투자와 인재 확보와 육성에 힘써 볼 때다.
전기 자동차용 모터 기술과 산업은 그 파급 효과도 매우 크다. 전기 모터는 전기, 기계, 전력전자, 자기소재, 절연소재, 분말 압분 자기소재, 나노소재, 반도체, 소프트웨어, 센서, ICT, IoT 과 같은 광범위한 관련 기술 인력과 산업의 융합을 필요로 한다.

이제는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부품으로 떠 오르고 있는 새로운 차세대 전기 모터 와 제어 장치 개발에 적극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 EV 시장 성장 예측 (출처: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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