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산업계 위상정립은 아직도 진행중”

장세창 전기진흥회장

장세창 한국전기산업진흥회 회장이 3선에 성공했다. 장 회장은 지난 10일 열린 이사회에서 36명 이사가 참여한 가운데 18표를 얻어 12대 회장에 선출됐다. 지난 2011년 10대 회장에 취임한 이래, 11대에 이어 12대까지 3선에 성공함으로써 전기진흥회를 앞으로 3년간 이끌게 됐다.

장 회장을 지난 16일 파워맥스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첫 소감으로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막중한 업무를 다시 맡게 해준 이사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회장직을 수행하는데 있어 어깨와 마음이 무거울 뿐입니다”라며 책임감을 느낀다는 소명을 밝혔다.

어찌보면 장 회장에게 이번 경선은 부담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경선과정에서 선거 운동도 하지 않았다는 게 장 회장의 화답이다. 지난 6년간 자신이 추진했던 사업들이 일부는 성과를 냈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후보경선 연설에서 4차산업혁명이 가져다 줄 전기산업계의 대응전략을 소개하는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장 회장은 이번 경선과정에서 상대 후보였던 장태수 비츠로시스 회장과 첫 번째로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제안해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업계 발전을 위해 장태수 회장의 공약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해 추진하겠다는 의견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후 나주에 있는 한전으로 달려갔다. 한전과 해야 할 일들이 산적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세종시에 들러, 산업부도 찾아가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같은 광폭행보는 그에게 앞으로 3년간 전기산업계를 이끌어갈 막중한 책임때문이었다.

장 회장은 "장태수 회장이 제안한 임원사들의 회비를 낮추는 일도 고민해 왔던 만큼, 회원사의 의견을 들어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회비 인하 문제는 진흥회 내부의 경쟁력이 생겼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2011년 취임 당시 외부 용역이 ‘제로’였던 진흥회의 R&D사업을 지난해에는 490억원의 R&D 과제를 수행했다”며 진흥회의 자생력을 키웠기 때문에 이제는 대외 경쟁력이 생겼다고 부연했다. 지난 해 진흥회는 R&D 사업이 진흥회 주관으로 110억원, 진흥회 참여 380억원에 이를 정도로 외형적 성장을 이뤄왔다.

장 회장은 지난 6년간 진흥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성과중 하나로 ‘전기과’를 살리는 일이었다고 회고 했다. 지난 2006년 정부 조직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팀내 담당으로 격하되면서 사라진 ‘전기’ 명칭을 2013년 정부조직 개편시 ‘전자전기과’로 부활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정부 조직에서 전자전기과를 재탄생시키면서 정부 R&D 사업을 적극 유치하는 데 주력했다. 결국 지난 시간 가장 보람있는 일이되었고 뿌뜻함을 느끼는 것이 바로 ‘R&D’ 영역을 확대한 것.

장 회장은 지난 6년간 중전기기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중공업, 효성, LS산전, LS전선, 대한전선, 일진 등 6개 대기업이 재원을 공동 분담해 10년후를 내다보는 전기기기산업 경쟁력 강화를 수립하는 일을 추진했다.

또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전력기자재 통일연구협의회’, ‘해외제조물 책임(PL)보험 지원 사업운영’ 등을 추진했다.

진흥회 내부 조직은 2본부 6팀에서 핵심역량 중심의 4개 본부체제로 전환, 본부별 책임강화와 업무 처리의 신속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 왔다.

장 회장은 진흥회의 위상이 달라지게 된 것은 나주에 ‘에너지밸리 기업개발원’을 운영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진흥회는 지난 해 11월 한전을 대신해 스타트업 기업 200개 선정기관으로 선정됐다. 장 회장은 지난 해 이 사업을 위해 한전과 수 많은 협의를 해 왔고 끝없는 노력의 결실로 얻어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원래는 발전사의 대중소기업 정책이었지만 진흥회가 열심히 했기 때문에 한전이 진흥회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적으로 1월말까지 50개 기업을 선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기업은 나주 뿐 아니라 전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장 회장에게는 아직도 풀지 못한 사업들이 있다. 때문에 이번에 회장직에 대 도전한 속내였다고 토로했다.

나주에 추진중인 ‘에너지밸리센터’가 기초연구원 폐지로 예산문제에 차질을 빚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는 것이다. 현재 예산 확보를 위해 한전과 협의중에 있다. 장 회장은 “한전과 적극 협의중이며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기후체제 출범으로 ‘미션이노베이션 로드맵’을 추진하는 일이다. 파리협약 체결로 지난해를 기준으로 향후 5년 동안 R&D 2배로 늘려야하는 데 영세한 중소 제조사를 위해 ‘공인인증전 개발참고 시험소’를 운영하는 일이다. 공인인증을 받기 위해 시험과정을 사전에 시험소에서 철저히 준비한다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전기연구원에서 시험인증을 받으려면 사전 시험소가 없어 애로가 많은 중소기업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다.

장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생산성 향상만이 살길이다”며 “진흥회가 중심이 되어 산업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 회장은 지난 해 8월부터 전기제조단체장을 만나 ‘전기제조단체협의회’를 구축하는 일을 추진해 왔는데 올 상반기중에 발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은 에너지세이빙을 첫 번째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고효율전동기, 고효율변압기가 추진 대상이다. 고효율전동기는 IE규격을 유럽수준인 IE4, IE5로 전향된다면 전력소비를 2.7GW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30조원을 육박하는 에너지효율화 사업이다. 고효율전동기 기술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사업도 정부 과제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와 진흥회가 달라진 것이 있다면 ‘협의회’운영이다. 장 회장은 2011년 취임과 동시에 발전기산업 협의회(2011.4)를 시작으로 개폐장치 협의회(2011.6), 대기업 협의회(2012.1), PLC 협의회(2013.12), 변압기 품질협의회(2015.7), ESS 협의회(2015.11), 전동기 협의회(2016.11) 까지 7개 협의회를 구축해 전기기기 제조업계의 리딩 역할을 수행해 왔다.

유관기관과의 협력사업에도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장 회장은 지난 2011년 5월에 전기공업협동조합, 전선공업협동조합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해외마케팅 사업에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지난 해 일본 마케팅 현지 방문때에는 곽기영 전기조합 이사장이 현지에서 빛나게 해주는 일화도 소개했다. 진흥회장으로 나서기 보다는 전기조합이 우선적으로 해외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측면에서 도와주었다는 것. 장 회장은 그동안 해외 유망 거점 지역별 진출 프로그램을 신설했고 중남미 전력기자재 시장 진출, 중동시장 발전기자재 진출 등 해외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가져왔다.

장 회장은 인터뷰 내내 “중소 제조업계가 공동으로 일을 해야 한다. 즉 뭉쳐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같이 가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이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장 회장은 “저에게는 아직도 실행해야 할 목표가 많다”며 “진흥회장으로 업계를 위해 봉사하고 명예로운 퇴진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물론 장 회장은 이번 3선에 성공은 회원사들이 자신에게 “책임과 사명감을 갖고 일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회원사와 업계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소신도 분명히 했다.

장 회장에게는 진흥회 위상 정립을 위한 새로운 도전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산경e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