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연 이신근 박사팀, 높은가격의 전해액 대량생산할 촉매반응기 개발

[산경e뉴스]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주목받는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의 핵심 소재인 바나듐 전해액 대량생산이 가능한 촉매반응 시스템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실 이신근(사진) 박사 연구진이 개발했다.

에기연 이신근 책임연구원.

전세계 태양광, 풍력 신재생에너지-ESS 연계형 시장규모는 2024년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으로 국내 신재생에너지 연계-ESS 시장은 2024년 12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ESS 시장에 리튬이온전지와 함께 상업적으로 가장 근접한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RFB)는 전해액이 전지요소부품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1MW/8MWh 시스템 전해질 가격비중 52%)해 전해액 저가격화가 VRFB의 가격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에기연 연구진의 촉매반응 기술개발로 전해액의 가격을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바나듐 전해액 대량생산 촉매반응 시스템은 기존의 전기분해 및 금속환원법에 비해 잉여 5가의 전해액 및 환원제의 잔여물을 남기지 않아 3.5가의 전해액을 고순도로 연속적으로 제조할 수 있다. 전기분해법에 비해 시간당 생산 속도가 약 2.7배 높고 시스템의 크기가 작아 부지시설 비용과 전력소비가 저감될 수 있다.  

현재 가장 널리 이용되는 ESS기술은 리튬이온전지로 리튬기반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는 저장 용량이 높지만 발화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물 성분의 수계 전해질을 이용하는 레독스 흐름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가 대표적이다.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는 양극과 음극에 사용되는 바나듐 전해액의 산화, 환원 반응으로 충전과 방전이 되는 에너지저장장치다.

에기연 에너지소재연구실이 자체개발한 40LPH급 대용량/고순도 바나듐 전해액 제조용 촉매반응 시스템(참여기업 ㈜이에스 협력사업장, 대화공단 내 설치).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인체유해성, 인화성, 화학반응성의 위험도가 낮아 안정하며 수명이 20년 이상으로 길고 용량 설계가 유연해 재생에너지 발전 분야와의 연계가 용이하지만 리튬이온전지 대비 높은 가격은 시장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바나듐 전해액은 3.5가의 산화수를 가지며 충전 시 양극에서는 5가로 산화가 진행되고 음극에서는 2가로 환원됨에 따라 발생되는 전위차를 이용해 전기를 저장한다.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의 부품 중 바나듐 전해액은 전지의 용량, 수명,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소재다. 이는 전체 전지가격의 약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성능이 우수한 바나듐 전해액을 값싸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에기연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반응 시스템의 핵심 기술은 고활성 촉매, 고성능 반응기, 고효율 시스템이다. 촉매는 귀금속을 카본펠트에 코팅해 사용했으며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촉매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촉매 반응기는 투입된 촉매를 최대한 활용함과 동시에 촉매 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가 중요하고 시스템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공급 및 잉여에너지 회수를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바나듐 전해액과 같이 액상 물질을 단시간과 최소 촉매 양으로 반응을 완료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연구진은 촉매반응 중 전해액의 산화방지와 반응효율 증진을 위한 질소 퍼징 공정과 더불어 촉매의 불균일 흐름 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촉매 반응기를 독자 개발했다.

연구를 주도한 에너지소재연구실 이신근 책임연구원은 “바나듐 전해액 제조기술은 대용량 ESS에 있어서 화재위험성이 높은 기존 리튬배터리를 대체할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의 핵심 소재기술”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대용량 촉매 반응기는 전량 해외에 의존하던 바나듐 전해액을 국산화할 수 있고 실험실 규모로 가능성을 확인한 원천기술을 대량생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실증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확보된 대용량 바나듐 전해액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ESS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우선 해당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전해액 가격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며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로 구성된 ESS시장에서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의 비중을 높여 대용량의 안정적인 에너지 그리드를 확보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ESS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카이스트(김희탁 교수 연구팀), 연세대학교(김한성 교수 연구팀), ㈜이에스(대표 이승주 박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됐다.

저작권자 © 산경e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