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예정된 더민주당 월성원전 현장방문 민관조사단 구성 논의 물타기 의혹
원안위, 조사단장은 원자력과 무관한 대한지질학회 추천인사로 위촉한다고 설명

[산경e뉴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검출 및 방사능 오염 문제가 불거지자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나서겠다고 일요일인 17일 발표했다.

원자력 규제기관으로서 월성원전 부지에서 얼마나, 어디에 방사능오염이 이뤄졌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원안위가 월성원전 오염문제를 정치권에서 지적하자 부랴부랴 대응에 나선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오염과 관련한 그래픽 자료.

특히 민간전문가들로 구성한다는 부분에서 의구심을 사고 있다.

원안위는 월성 원전 주변 지역주민들과 일반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전원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조사단’을 구성, 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힌 것.

이대로라면 지역주민들이나 시민환경단체 등은 배제하고 원자력학회 등 월성원전 삼중수소 문제될 것 없다는 주장만 해온 원자력핵공학 전공 교수들로 조사단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원안위는 조사단은 관련 학회로부터 추천을 받은 전문가로 구성되며 운영방식과 조사범위·활동계획 등도 자율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두루뭉술하게 밝혔다.

원안위는 원전 부지 내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높게 측정된 지하수가 부지 외부 환경으로 유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조사단장은 원자력과 무관한 대한지질학회 추천을 받은 인사로 위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민간위원은 원자력학회 출신 교수들로 채울 것으로 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원안위가 원자력안전기술원과 조사단 활동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행정 및 기술지원을 담당하겠다는 말은 더이상 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현 원안위원장이 원자력안전기술원장 출신으로 조직을 대부분 장악한 상태에서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양심적인 조사결과를 원안위에 보고할 수 있겠느냐"며 의구심을 표했다 .

더군다나 원안위가 일요일 부랴부랴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다음날(18일)로 잡혀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월성원전 현장 방문을 의식해 먼저 선수를 쳐 물타기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월성원전 방사능오염 민관조사단을 꾸려 철저한 조사와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원안위가 하루 앞서 민간전문가 조사단 구성을 발표함으로써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는 지적이다. 물타기 전략이라는 것이다.

원전 문제를 정확하게 모르는 대다수 국민들의 경우 원자력 전공 교수들이 하는 것이 맞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원자력 전공교수들로 구성된 한국원자력학회가 지난 14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원자력학회는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비정상적 방사능 누출은 없었으며 월성 주민에 대한 건강상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고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이를 계속 감독하고 있으며 특히, 2020년 1월 월성 원전의 기체 및 액체 방사성 물질 배출이 각각 기준치의 0.775%, 0.0995%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는데 정치권이 월성 삼중수소 검출을 둘러싸고 과학적 사실과 전문가 의견을 무시한 채,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을 여과 없이 전달하는 것은 국민에게 편향된 시각을 심어주고 여론을 호도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우리 학회는 국정 운영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정치권에 균형된 시각을 갖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한 정치인은 "국회의원은 지역구의 입장을 대변하고 문제를 바로잡아야 하는 권리와 모든 입법활동을 통해 사회구조상 잘못된 법제도를 바로잡고거나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법을 만들 의무가 있는 의원 1인이 곧 법인격체로서 당연히 월성원전 문제가 나오면 국민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파악하는게 기본이지 원전교수들 말만 들어야 한다는 것은 그들만의 리그에 들어오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원안위가 일요일인 17일 오후 5시 원자력민간전문가 조사위를 꾸리겠다는 발표 이후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원안위가 민간조사위 조사를 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았다.

보통 언론에서는 비슷한 내용, 사안의 경우 일보가 나가면 다음 것은 특별한 내용이 없으면 다루지 않는다. 민간조사위라는 사안에 대해 원안위가 민주당보다 하루 앞서 선수를 친 이유다. 

저작권자 © 산경e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