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분쟁조정위, 악취로 정신적 피해 인정
피해 주민들에 총 620여만원 배상 결정

환경부 소속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금속 제조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해 인근 마을 주민들이 피해배상을 요구한 환경분쟁사건에 대해 620여만 원을 배상하도록 결정을 내렸다. 지난 24일 피해 당사자들에게 결과를 우편으로 송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충북 음성군에서 거주하거나 어린이집 등을 운영하는 주민들 57명이 인근 금속 제조업을 하는 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제조공장을 상대로 피해 배상을 요구했다.

신청인들은 약 40년 전 1968년도부터 총 32가구가 이 마을에 거주했다.

분쟁지역 개황도.

피신청인은 2015년 10월 신청인 거주지로부터 최소 140m에서 최대 675m 떨어진 곳의 기존 공장을 인수하여 2016년부터 금속 조립구조재 제조업을 시작했다.

신청인들은 2016년도부터 피신청인 업체에서 풍겨오는 화학물질 냄새가 온마을을 뒤덮어 일상생활이 힘들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신청인은 주민들의 민원을 고려하여 공장 가동량을 줄여왔으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악취 저감시설을 교체하여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관할 행정기관인 음성군청에서 분쟁지역 악취 현장을 수차례 확인한 결과, 2016년도부터 13차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여 행정조치(개선권고 2회, 조치명령 11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전문가를 통해 관할 행정기관의 악취 측정자료(2016년〜2019년)를 기준으로 악취 배출량을 산정했다. 그 결과 최종 악취배출량은 1.96×106〜7.0×106 OU·m3/min로 나타났다.

악취로 인한 정신적 피해 수인한도는 복합악취 희석배수가 10배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데 거리별 희석배수를 평가한 결과, 피신청인으로부터 300m 이내에 거주할 때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지난 19일에 당사자 심문을 통해 사실조사 내용을 확인했다. 신청인 24명에 대한 정신적 피해를 인정하고 피신청인이 총 620여만 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배상금 결정시 거주지역과의 이격거리, 분쟁지역의 풍향빈도 등을 고려했다. 피해일수는 최대 1개월 이내로 한정했다.

나정균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은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기업의 여건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지만 악취 방지시설 설치 투자 등 적극적인 환경오염 저감노력을 통해 주민과 기업이 함께 상생하는 지역사회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집 근처에 악취를 풍기는 공장이 들어서면 환경분쟁조정을 통해 피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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