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 위원들이 77.4%의 과제 평가
평가수당으로 연간 1천 만원 이상 수령한 평가위원이 69명

중소기업 R&D 평가가 일부 집행위원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D 과제 심사에 대한 공정성 훼손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산업위 소속 양금희 의원(국민의힘)이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하 기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정원의 중소기업 R&D 평가 집행위원 2810명 가운데 29.2%인 821명의 위원들이 5건 이상의 과제 평가에 참여하며 쏠림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기정원 R&D 평가위원 참여 현황/자료=양금희 의원실

연간 7000억 규모의 중기부 및 산하기관 R&D 사업을 선정, 평가하는 중소기업기술정보원은 올해 7806억원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수행하는 집행위원 중 쏠림현상이 나타난 집행위원 821명이 참여한 과제 수를 보면 전체 1만5992건 대비 77.4%에 해당하는 1만2372건을 담당했다.

집행위원 1명당 평균적으로 6개 정도의 과제에 참여해야 하지만 821명의 경우 1명당 20건 정도의 과제를 처리한 셈이다.

평가위원들이 평가에 참여하는 전체 R&D 사업 수와 규모는 (2020년 기준) 각각 25건과 7806억원이다.

5건 이상 평가에 참여한 821명의 집행위원이 평가한 과제가 77.4%에 달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은 올해만 약 6042억원 규모의 사업을 평가한 셈이다.

2020년 최다 참여 기정원 R&D 평가위원 및 최고 수당 지급 평가위원 현황/자료=양금희 의원실

821명이 올해 가장 많은 수당을 받은 집행위원은 1919만원을 수령했고 1000만원 이상의 수당을 받은 위원은 69명에 달했다.

특정 위원의 경우 최근 3년간 쏠림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137건의 평가에 참여했다. 1년에 5건 미만의 과제를 평가하는 집행위원이 7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쏠림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정성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평가위원 풀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올해 평가 집행위원의 수는 오히려 줄어들어 평가 위원의 다양성이 증가했다고 보기 어렵다.

양금희 의원은 "소수의 위원에게 평가 과제가 집중되면 중소기업 R&D 평가에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오해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참여횟수 상한제 등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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