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넥스트 노멀' 재도약 기회로 삼아야”

“KOTRA는 무역·투자 진흥에 앞장서 온 기관으로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진출 위해 신시장 개척하고,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외국인투자유치에 온 힘 쏟을 것“

권평오 KOTRA 사장은 본지와의 창간 특별대담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등 전통적인 마케팅 지원 활동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에 대응해 KOTRA는 화상상담, 온라인 전시회,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입점 등 ‘언택트’ 마케팅 지원방식으로 발 빠르게 전환했으며, 긴급지사화사업을 통해 코로나19로 봉쇄된 세계 각 지역에서 KOTRA 무역관이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지사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이어  “KOTRA는 우리 부품소재 기업이 새로운 GVC에 편입되도록 ‘신규 밸류체인 참여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소·부·장 공급망이 다변화되도록 신남방 지역 등 대체 수입처를 추가로 발굴하고 소·부·장 산업 자립화를 위해 국내복귀기업 지원, 외투기업 유치, 해외기업 M&A 지원도 확대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권 사장에게 몇 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KOTRA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는 기관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는 기관인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KOTRA는 지난 1962년 설립 이래 우리나라의 무역·투자 진흥에 앞장서 온 공공기관입니다.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진출을 늘리기 위해 신시장을 개척하고,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외국인투자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해외취업과 유턴기업 지원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KOTRA를 대표하는 84개국, 127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우리 중소·중견기업 해외진출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수출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출장이 어렵고 무역사절단이나 수출상담회가 취소되고 있으며, 각종 전시회도 연기되는 등 그 피해가 만만치 않은데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떻게 수출기업들을 지원하고 있으신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전시회 참가, 무역사절단 파견,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등 전통적인 마케팅 지원 활동이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대응해 저희 KOTRA는 화상상담, 온라인 전시회,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입점 등 ‘언택트’ 마케팅 지원방식으로 발 빠르게 전환했으며, 긴급지사화사업을 통해 코로나19로 봉쇄된 세계 각 지역에서 KOTRA 무역관이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지사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1년 동안 960건에 불과하던 화상상담 지원이 올해는 6월 26일 기준으로 벌써 10,298건이 진행됐고, 이를 통해 147건, 금액으로는 약 5,100만 달러의 성약이 이뤄졌을 정도로 우리 기업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우리나라 경제통상협력의 다변화를 위해 신남방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장님이 생각하시는 신남방정책의 필요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신남방 지역과의 유망한 협력 분야가 있다면

신남방정책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일수록 상호 교역규모가 크다'라는 ‘중력모형이론(Gravity Model)’을 언급하곤 합니다. EU나 북미지역은 역내 교역 비중이 60%를 초과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중국·일본을 제외하고는 주변국과의 교역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확대할 여지가 더욱 큰 것입니다.

특히 아세안과 인도로 대표되는 신남방 국가들은 수년간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루며‘포스트 차이나’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신남방 지역으로의 진출을 간과해 온 사이에 일본 등 경쟁국들이 자동차를 비롯한 전통 소비재 시장을 선점하였고, 이들과의 경쟁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후발 진출을 꺼리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신남방 국가들은 핵심기술 이전을 꺼리는 일본보다 개방적인 한국과의 협력을 더욱 선호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분야는 일본과 같은 경쟁국도 아직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아 협력이 더욱 유망한 분야입니다.

∥최근 KOTRA가 발간한 ‘코로나19 주요국 경제·통상정책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계 주요국들의 보호무역정책 강화와 대규모 경기 부양 및 글로벌가치사슬(GVC) 재편 대응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GVC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 것인지? 또 이런 변화가 우리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대책은 무엇인지요

코로나19는 글로벌가치사슬(GVC)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데 과거 GVC가 최저 비용을 목표로 효율성 극대화를 추구했다면 앞으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치사슬이 재편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경험을 통해 특정 국가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공급 차질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기업이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보호무역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런 변화가 우리에게 부정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격 경쟁력보다 공급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조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한국기업의 새로운 GVC 진입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이 다변화되도록 가치사슬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KOTRA는 우리 부품소재 기업이 새로운 GVC에 편입되도록 ‘신규 밸류체인 참여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부·장 공급망이 다변화되도록 신남방 지역 등 대체 수입처를 추가로 발굴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부·장 산업 자립화를 위해 국내복귀기업 지원, 외투기업 유치, 해외기업 M&A 지원도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요즘 글로벌 투자환경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외국인투자유치 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으신지

언급한 바와 같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글로벌기업들은 비용절감보다는 공급 안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치사슬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에 더해서 다른 나라에 추가 투자하거나 중국에서 철수하여 제3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러한 재편기에 우리나라는 ICT 등 혁신기반이 잘 갖춰져 있고, 코로나19에 잘 대응하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의료, 제약, 바이오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입증하였고, 사재기가 없는 모습을 통해 전자상거래, 물류, 유통 분야의 우수성도 확인시켰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 KOTRA는 비대면 투자유치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투자유치를 위한 IR→상담→협상→성약 등 외국인투자유치 프로세스 전과정을 온라인화하고, ICT, 반도체 등 핵심산업별 언택트 국가 IR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신속 대응 역량과 GVC 재편기 투자유망분야를 소개하는 국가 투자홍보 동영상과 지자체 투자환경 동영상을 제작해 외국인투자가를 대상으로 전파하고 있습니다. 

∥KOTRA는 현재 “사회적 가치 실현 더 나은 사회, 더 밝은 내일을 위해 KOTRA가 함께 하겠습니다”란 슬로건 아래 모든 국민이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KOTRA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활동은 무엇인지

저희 KOTRA도 시대 흐름에 따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회적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역·투자 진흥기관이 본업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고민을 거듭하다가 그동안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에서 소외된 곳이 생각났습니다. ‘지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사회적 경제기업’을 지원하자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입니다.

그래서 KOTRA 지방지원단을 활용해 우리 KOTRA의 도움이 필요한 각 지역의 사회적 경제기업을 찾고, 이 사회적 경제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경제기업은 재화·서비스 판매에 따른 단순한 이윤창출이 아니라, ‘이야기’를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사회적 가치가 반영된 공정무역·친환경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층이 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기업의 해외 진출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KOTRA가 지원한 사회적 경제기업 수는 280개사로 수출액은 약 664만 달러에 달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적 경제기업이 글로벌 시장의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함께 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무역을 이끌어 가고 있는 기업인·산업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라는 또 하나의 위기 상황에 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우리는 위기 때마다 낙담하는 대신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1990년대 말 IMF 경제위기의 혹독한 시기를 거쳐 우리도 모르는 사이 경제 체질이 튼튼해 졌습니다.

지금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겪고 있지만 우리 기업인들이  위기를 극복하시고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을 미리 준비하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위기 극복을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넥스트 노멀’을 재도약의 기회로 돌릴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 과정에 저희 KOTRA도 항상 함께 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KOTRA 사장으로 계시는 동안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시죠

코로나19는 하루아침에 우리 일상뿐만 아니라 무역·통상 환경마저도 완전히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19 이전에도 4차산업혁명이 계속 강조되어 왔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그 변화의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가속화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언텍트’가 있습니다. 

저희 KOTRA도 이미 데이터에 기반한 수출 지원을 위해서 빅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무역·투자 분야에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하고 있습니다만 이를 한층 고도화시키고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이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활용하시게 하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다시 말해 KOTRA를 빅데이터 플랫폼을 기반한 데이터 중심의 무역·투자진흥기관으로 완벽하게 변모시키는 것이 남은 기간 이루고 싶은 ‘꿈’ 또는 ‘소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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