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환경부, 가뭄-홍수대비 효율적 물관리 공동 노력키로
76년만에 발전용댐 다목적 활용으로 용수공급-홍수조절 강화

충분한 용수를 담아놓고도 발전용댐으로만 지정돼 홍수 가뭄을 위한 다목적댐으로 활용되지 못했던 춘천댐이 앞으로는 다목적댐 역할을 하게 된다. 춘천댐에는 한수원 한강수력본부가 있다.

서울의 젖줄 한강이 가뭄과 홍수 등 기후변화에 대비한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가 가뭄 및 홍수에 대비한 효율적 물관리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발전용댐을 관리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을 산하기관으로 둔 산업부와 홍수조절용 다목적댐을 관리운영하는 한국수자원공사를 산하기관으로 둔 환경부가 의기투합했다는 얘기다.

산업부와 환경부는 기후변화로 해를 거듭할수록 어려워지는 물관리 개선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가뭄과 홍수 등에 대비하여 통합물관리의 일환으로 발전용댐의 적극적인 활용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발전용댐을 발전 위주로만 운영하지 않고 용수공급과 홍수조절 등 다목적댐처럼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가 있기 전까지는 한수원과 수자원공사간 댐 관리운영 문제로 갈등이 심했다. 심지어 박근혜 정부에서 한수원이 운영하는 발전용댐 관리를 수자원공사로 이관하려 한 적도 있었다.

다목적댐을 관리운영하는 수자원공사는 지자체로부터 식용수-공업용수 비용을 받았지만 발전용댐을 운영하는 한수원은 다목적댐이 아니라는 이유로 물을 공급해주면서도 혜택을 받지 못했다.   

다목적댐은 홍수조절, 수력발전, 관개 및 상수, 공업용수 공급 등 여러목적을 둔 댐을 말한다.

그러나 그동안 이 정의대로 운영되지 못했던 정부 부처간 자기밥그릇 챙기기 관습이 국가적 대의를 위해 허물어진 것이다.

이번 조치의 문제제기부터 밑그림을 그린 기관은 다름아닌 한수원 한강수력본부다.

현재 발전용댐에 저수된 물은 발전 목적으로만 사용하면서 방류되고 있어 가뭄이나 홍수가 발생할 때 물 이용과 홍수조절에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수도권의 추가용수 수요가 계속 증가하나 생수-공용수를 담당하는 한강수계 다목적댐의 여유물량이 4억㎥ 정도 밖에 남지 않아 추가 수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발전용댐 관리개선에 대한 공동연구를 3년전부터 추진, 효율적 물관리를 위해 발전용댐의 활용방안을 협의했다.

그 결과 1일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간 '한강수계 발전용댐의 다목적 활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체결식 행사는 생략했다.

한강수계 댐 배치도.

이번 협약으로 “발전용댐을 발전 위주로만 운영하지 않고 용수공급과 홍수조절 등 다목적으로 활용”한다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효율적 물관리 의지를 반영한 공동협력 체계가 구축된 셈이다. 

특히, 발전용댐 중 화천댐의 경우 댐건설(1944년 준공) 후 76년간 발전 위주로 운영하다가 간헐적으로 홍수가뭄시 활용되어 왔으나 앞으로는 평상시에도 다목적댐처럼 운영하는 계기가 마련된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평상시 발전용댐 하류 하천의 물수급 상황을 고려하여 댐용수를 공급하고 홍수시에는 저류를 통해 홍수를 조절하는 등 다목적으로 댐을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화천댐을 다목적댐처럼 운영할 경우, 발전 목적으로만 운영되던 댐의 수위를 현재보다 높게 유지할 수 있어 가뭄시 수도권 지역에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하고 추가 수요 발생시에도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북한강의 화천댐을 남한강의 충주댐과 연계 운영할 경우, 남한강 수계의 홍수조절능력이 증대되어 과거 홍수피해를 경험한 남한강과 한강 하류지역의 홍수피해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한강 수계(충주댐 등)의 홍수조절용량 6.3억㎥이 북한강 33.9억㎥에 비해 적어 홍수에 취약, 홍수시 화천댐(북한강)을 활용할 경우 충주댐(남한강) 수위를 낮춰 운영할 수 있게된다. 

이번 협약의 주요내용은 ▲정부(한강홍수통제소)는 발전용댐의 운영계획과 발전용댐-다목적댐간 연계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한국수력원자력은 운영계획에 따라 수문조작과 발전용댐-다목적댐간 연계운영 ▲화천-팔당댐의 시범운영을 통해 용수공급 및 홍수조절 효과 분석 등을 한다는 세부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발전용댐의 다목적 활용에 필요한 업무범위, 책임-권한 등 상호 협력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규정하여 협약서에 따라 오는 5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다.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장은 “이번 협약으로 기존 발전댐의 효율적인 활용으로 장래 수도권 용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뭄과 홍수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돼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간 물관리기관 협업으로 통합 물관리 정책의 성과로서도 매우 의미가 크다”라고 밝혔다.

정헌철 한수원 한강수력본부장은 "그동안 물관리 안정화를 위해 한수원이 정부에 제안한 내용이 거의 반영됐다"며 "발전용댐을 다목적댐으로 활용하게 된 점이 무엇보다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발전용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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