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페이스북의 <리브라>와 같은 가상화폐(암호화폐)는 정부의 감독 하에 두어야 하는 증권 일까, 아니면 규제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통화일까.’

캐나다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킥(Kik)’이 가상화폐를 발행해, 이 의문을 가리려한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최근 보도했다. 그러면서 규제 당국의 입장은 밝혀질 수 있지만, 일반의 지지를 얻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킥은 규제 당국과 별로 좋은 관계가 아니다. 페이스북의 경영진은 당국과의 충돌 사태를 어떻게 든 피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킥은 잃을 것이 별로 없는 입장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는 규제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2017년에 가상화폐 기술을 사용해 1억 달러(약 1200억 원)의 자금조달(ICO= 이니셜 코인 오퍼링)을 했다고 킥을 제소했다. 발행한 가상화폐는 투자 기회로 제공됐기 때문에 “증권이다”라고 본 것이다. 킥은 지난 7일 이런 주장을 부정했다. 킥을 운영하는 킥 인터랙티브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테드 리빙스턴 대표는 SEC와 법정에서 다툴 일이 설렌다고 말했다.

킥은 2010년대 초에는 10대의 젊은이들이 친구를 찾는 멋진 툴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라이벌 메신저 앱 왓츠업을 인수한 것을 기점으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적자가 늘어났다. 킥은 ICO가 정점에 달한 2017년에 ‘Kin(킨)’이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해 1억 달러를 조달하기로 했다. 킥은 킨을 메신저 앱에 통합해 구매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면 이용이 활발해져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역설했다.

‘비트코인’이 개발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가상화폐에 대한 SCE의 태도는 여전히 분명하지가 않다. 미국이 금융 혁신에 강경한 자세를 취하면 금융센터로서의 지위를 잃어버릴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부정행위가 만연할 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규제 당국이 내린 증권의 정의가 1946년 오렌지의 구매 계약에 관한 소송에 의존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점이다. SEC의 제이 클레이튼 위원장은 지난해 조사한 ICO는 모든 증권이지만 규제를 받은 사례는 비교적 적다고 밝히고 있다.

법원이 가상화폐와 비 중앙집권데 대해 법적 정의를 제시해 어느 것이 증권으로 간주되는지가 명확히 가려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SEC는 여전히 가상화폐에 대한 견해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페이스북은 전반적인 논쟁보다는 조용한 협상을 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가상화폐의 제창자에게 킥의 법정 투쟁은 비생산적인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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