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만 본지 편집국장

신보호무역주의가 오늘날 국제경제의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무역 질서를 혼돈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세계경제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초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양국간의 관세폭탄은 글로벌 경제질서를 무시한채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닫고 있어 세계 모든 국가들이 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그들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무역의존도는 무려 68%를 넘고 있는 상황속에서 중국이 우리 수출의 25%를, 또 미국이 14~15%를 차지하고 있어 양국이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수출 비중은 무려 40%를 넘나들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같은 미중 양국의 무역전쟁으로 한국의 수출 주력산업인 자동차,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의 업종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어 급기야 우리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산업부는 다소 늦은감은 있지만 지난 12일 미국·중국 통상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계부처 및 업계, 전문가들과 회의를 갖고 미·중 무역분쟁 실물경제 대응반 가동을 통한 영향점검 및 대책과 미국 자동차 232조 대응에 관련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10일 미국 무역대표부가 301조에 따라 6,031개 품목, 2,000억 달러 규모의 대중 수입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부과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수출, 업종별 영향과 향후 대응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고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미-중간 무역분쟁의 장기화·확산 가능성이 있어 민관이 합심해 주도면밀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고, 이번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 계획에 따른 수출입 영향 및 업종별 파급효과에 대해 산업연구원과 업종별 협·단체가 면밀히 분석할 것을 당부할 정도로 사태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수출 유관기관인 코트라·무역협회도 해외 주요수출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주요 바이어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수출대체선 지원 등 피해 우려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 등 301조 무역분쟁 이면에 제기되고 있는 양국의 입장을 바탕으로 정부가 향후 미-중간 무역분쟁 전개 상황별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이에 따른 대응방안도 마련해 나갈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업종별 단체들도 이번 미국정부의 추가 관세부과 계획이 현실화했을 때 미칠 영향을 현재 분석중에 있는데 중국에 진출한 우리 투자기업의 경우 생산제품 대부분이 중국 내수용으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중국산 가전·컴퓨터·통신기기 등이 이번에 발표한 추가 관세부과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해당 품목에 소요되는 우리 중간재 수출이 감소할 수 있음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우리나라 수출지원 기관들도 면밀한 상황점검과 함께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피해 우려가 있는 기업들에 대한 신속한 지원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KOTRA는 무역관을 통해 점검한 결과, 바이어들이 당장의 영향 보다는 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아세안, 인도, 러시아 등 신남방·북방지역 중심으로 해외 전시회, 무역사절단 등 대체시장 개척을 위한 수출마케팅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무역보험공사는 미·중 수출비중이 높은 중소기업 대상으로 해외기업 신용조사 보고서를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피해기업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며, 무역협회는 국내 13개 지부를 통해 무역업체들의 애로를 매일 매일 파악해 아세안 지역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의 FTA활용율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이 정부와 수출지원 유관기관들이 힘을 모아 이번 미중 무역전쟁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은 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특히 통상을 전담하는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대외무역환경의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상황을 면밀히 관리해나갈 것임을 밝히면서 이번 미중 무역분쟁을 계기로 수출시장 다변화, 고부가가치 수출제품 육성 및 서비스 수출확대 등 우리 수출의 구조적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라니 우리 수출기업들에게 그나마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듯하다.

앞으로 전개되는 미중 양국의 태도에 따라 다소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와 유관기관들 그리고 업체들의 이러한 노력들이 헛되지 않게 작금의 어려운 국제통상 상황을 잘 극복해 수출 강국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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