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발전수익 선한 일에 사용…에너지 소중함 일깨워

▲ 봄햇살이 뜨겁던 지난 4월18일 서울제일교회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를 탐방했다. 사진 왼쪽이 정원진 담임목사. 오른쪽이 신연식 부목사.

태양광전문업체 (주)녹색드림, 교회옥상에 20kW 규모 설치
설치비 3600만원 성금으로 충당, 매월 70만원 수익 올려
도심 종교시설 새로운 태양광발전소 시설 대안으로 급부상
개신교-불교-천주교-원불교 등 종교 단체 관심 갖고 타진

 
민주화 운동이 활발하던 1980년대 대표적 민주화 종교 성지였던 서울제일교회(서울 중구 소재)가 태양광발전소를 교회 건물 옥상에 설치해 화제다.

문재인 정부가 주창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의 꽃인 태양광발전소를 도심 종교시설에 설치했다는데 큰 의미를 갖는 서울제일교회의 태양광발전소는 다른 종교시설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서울제일교회는 태양광발전사업자로 등록, 교회에서 생산하는 전력을 전량 한전에 판매하고 있다.

종교시설의 경우 일반 가정용 전력에 비해 세제혜택을 받는데다 교회라는 곳이 집회가 있는 일요일이나 수요일 등 특정일을 제외하면 전기사용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굳이 가정용처럼 태양광발전 전력을 매일 매일 저장할 필요가 없다. 바로 이점에 착안해 한전에 2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종교시설도 수익성 사업을 겸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서울제일교회 태양광발전소는 다른 종교시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같은 움직임은 일반 개신교 교회는 물론,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대한불교 조계종도 전국의 주요 사찰을 중심으로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추진중인 상태다. 

원불교는 교단 내에 재생에너지 파트를 두고 전국 원불교 교당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했거나 설치중인 상태다.    

이처럼 종교단체들이 종교 유휴부지에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는 사례가 늘면서 정부도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시의 경우 박원순 시장이 재생에너지 확산정책을 통해 원전하나 줄이기 운동을 펼친 결과 지난해 200만kW, 즉 원전 2기 분량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 핵심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태양광발전 덕분이었는데 이것이 도심 교회, 사찰 등으로 확산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서울제일교회 사례처럼 서울시 소재 1000개 종교시설에 똑같은 규모로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경우 2만kW, 즉 20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서울제일교회는 태양광전문기업인 (주)녹색드림(대표 허인회)과 지난해 9월15일 설치계약을 체결하고 4개월여 만인 지난 1월21일 준공식을 가졌다.

서울제일교회 태양광발전소는 용량 20kW의 중소형이지만 교인들의 헌금으로 건설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3600만원의 적지 않은 건설비용을 그리 넉넉한 형편이 아님에도 전 교인들의 헌금과 특별 찬조금 등으로 충당했다.

현재 교회는 태양광발전소 건설비 이상의 헌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진 담임목사는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위해 몇몇 업체를 상대로 비용 등을 타진해본 결과 녹색드림의 제안서가 가장 합리적이어서 신도들과 최종 숙의 끝에 결정하게 됐다”며 “설치 3개월이 지났지만 제품에 하자가 전혀 없이 잘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제일교회 태양광발전소는 5년간 지원되는 서울시 보조금을 포함하면 kW당 전력판매수익은 월 350원 정도로 알려졌다. 물론 전력판매가격이 한전 SMP(정산조정계수) 가격결정으로 그때그때 다른 형평이지만 한달 평균 약 2000kW 정도의 전력생산이 가능한 상태다.

교회 문성훈 집사는 “2층 상상뜰에 설치된 발전현황판을 보면서 가슴 뿌듯하기도 하지만 여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개개인이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가정과 직장에서 이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에너지 절약으로 이어지는 사회운동으로 확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제일교회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신연식 부목사는 “매월 70여만의 발전수익이 나오는데 이를 교회봉사활동 등 선한 일에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천혜의 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동시에 ‘빛과소금’에 사용한다는 점에서 서울제일교회의 태양광발전소 건립은 문재인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정책 확산의 첨병이자 사회적 순기능의 선순환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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